서태수의 <낙동강연작 제6시조집>
강의 향토성에서부터
강의 원형에 이르기까지
명징한 이미지로 조명한
깊은 천착!
(주, 북랩(2020) / 132쪽

<서시>
땡처리 시정
- 낙동강 · 467
내 읊는 낙동강 시도
전립선염 앓나 보다
물줄기도 시원찮고 양도 변변찮아
강인 척 축 늘어져서 밭고랑만 더럽힌다
새 물도 솟지 않고 고인 물도 탁해진 강
땡처리 마음먹고 강둑까지 헐었는데
바닥은 마르지 않고 찌적찌적 물 고이네
박수칠 때 붓 놓으면 품절品切 걸작 남겠지만
마른 강도 강이랍시고 찔끔, 찔끔, 솟는 맹물
펜으로 바닥물 찍어 땡처리를 하고 있다
2020. 초여름
서낙동강 끝자락 [聽洛軒]에서
서태수
제1부 꽃이 얄밉다
꽃이 얄밉다 … 13
통나무 의자 … 14
을숙도 물길 … 15
허공에 흐르는 강 … 16
강둑 바위 … 17
잎, 혹은 잎의 변주 … 18
부모 … 19
새벽 무신호 … 20
물팔매 … 21
남 … 22
하늘 … 23
강도 꽃을 피운다 … 24
서낙동강 … 25
노인 예찬 … 26
나목裸木에 관한 명상 … 27
채석강彩石江에서 … 28
서낙동강 물길 … 29
제2부 5%만 미치자
5%만 미치자 … 33
고목 … 34
구포역 소묘 … 35
행로 … 36
문명인의 연애 양상 연구 … 37
가을, 밤비 1 … 40
가을, 밤비 2 … 41
가을, 밤비 3 … 42
밀물처럼 … 43
겨울 다원에서 … 44
비꽃 … 45
물이랑 기억 … 46
이강伊江 오버랩Overlap … 47
우듬지는 꽃을 피우지 않는다 … 48
천자도 나루터 … 50
여의주 … 52
막내 1 … 53
막내 2 … 54
굽이와 고비 … 56
시화詩畫 … 57
제3부 고독 누리기
고독 누리기 … 61
인생 … 62
서낙동강 숨소리 … 63
강의 너테 … 64
고향 아지랑이 … 65
외양포 사람들 … 66
꿈꾸는 물방울 … 68
벼랑 끝에서 … 69
강의 땀 … 70
박재삼 문학관 추억 … 71
부산 시조시인 편편산조 … 72
화전놀이 … 78
서운암 여름 운韻 … 79
절영해안로絶影海岸路 … 80
낙엽 … 81
제4부 강물에 지은 죄
강물에 지은 죄 … 85
원수에 대한 소고小考 … 86
혁명 … 87
악의 씨앗 … 88
무등산 낙동강 … 89
TV … 90
현수교 … 91
도보다리 무성영화 … 92
색소 난청 … 93
강물 홀로 아리랑 … 94
악마의 손톱 … 95
잔인한 극장, 2014 … 96
다뉴브강의 6 · 25 … 97
SNS … 103
대한민국 TV, 여덟 시 혹은 아홉 시 … 104
대한민국 대선, 2012년 … 105
강물 변증법 … 106
진보와 보수, 그리고 강 … 107
낙동강의 선물 … 108
제5부 디지털 영결식
디지털 영결식 … 113
가을, 잠자리 죽다 … 114
강의 기록 … 115
세모의 강 … 116
누에고치 … 117
종언終焉 … 118
파크골프 … 119
여인 … 120
서귀포 생각 … 121
산촌에 비 오는 날 … 122
강물처럼 … 123
신호마을 사람들 … 124
삶 … 125
꽃노을 서정 … 126
유채꽃밭 사람들 … 127
만수받이 … 128
낙화, 그 후 … 129
바람 … 130
당신의 강 … 131
제1부
꽃이 얄밉다
꽃이 얄밉다
- 낙동강 · 523
꽃은 참 얄밉다
너무 예뻐 얄밉다
뻣뻣한 가지 끝에 생뚱맞게 아름다워
해마다 다시 피다니 그것이 또 얄밉다
해 저무는 황혼 무렵 강가에 서서 보니
유구한 물굽이도 한 번 가면 못 오는 길
그 물 위 동동 떠가는 저 꽃잎은 더 얄밉다
을숙도 물길
- 낙동강 · 514
노인네 발걸음은
저리도 더디다
천릿길 무거운 짐들 모두 다 부렸어도
관절은 마디마디 녹아 걸음걸음 절뚝인다
송백, 천자, 명지, 신호 숱한 섬들 쌓아 놓고
을숙, 진우, 장자, 신자 땅방울을 일구더니
백합등 앵금머리등에 남은 살을 또 보탠다
햇빛에 반짝이는 강물의 뼛조각들
물마루 푸른 너머 허허바다 잠길 즈음
섬들은 뭍으로 자라 온갖 숲이 우거진다
통나무 의자
- 낙동강 · 486
세상의 외진 길에 의자 하나 놓여 있다
엉덩이 걸터앉자 피돌기가 시작되는지
물무늬 나뭇결 따라 온기가 살아난다
물을 자아올리는 뿌리의 기억 따라
팽팽한 물길 당겨 상류로 올라가니
저만치 옹이로 아문 옛 상처도 박혔다
살아온 한 생애가 이리도 따뜻했을까
만나는 사람마다 흠뻑 적시는 푸른 온기
얼마쯤 자아올리면 이런 의자 하나 될까